일본의 경제 보복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의 대법원판결을 인정하면 배상을 해야 한다. 배상은 위법 행위로 인한 피해를 보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성을 전제로 한다. 지금까지 일본은 보상금 외에는 낸 적이 없다. 배상하게 되면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일본은 배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왜 아베와 일본은 일제 강점기 시절 저지른 범죄, 과거사를 전면 부정하는 것일까.
아베는 2003년 일본 의회 연설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실질적으로 일본의 불법적 침략행위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극우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아베의 외조부는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로 아베는 외조부의 정치적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
아베의 개인적인 성향으로 과거사를 부정하는 것일까. 아니다.
과거 일본의 몇몇 총리나 장관이 과거사를 반성하는 발표한 적은 있다. 하지만 강제징용과 ‘위안부’, 식민지배에 대한 내용을 빠트리거나, 무엇을 반성한다는 것인지 혹은 누가 반성하는 것인지 모호한 표현으로 사과를 해서 논란만 키워왔을 뿐 과거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일본 국민과 정치인들 속에는 일본이 도쿄 공습이나 히로시마, 나가사키 핵 투하 등에서처럼 연합군에 의한 전쟁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다.
또한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옆에 있는 박물관인 유슈관에는 일본이 서구 제국주의의 멍에로부터 아시아인들을 구하기 위해 대동아전쟁에 나섰다고 역사를 왜곡시킴으로 일본이 아시아 다른 나라에 대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런 인식이 있으니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더 근원적으로 살펴보면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향수에서 나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의 근대화를 열었던 메이지 유신을 전후로 침략을 통한 부국강병을 주장하는 군국주의가 일본 정계에 유행하였다. 한반도를 정벌하자는 정한론도 이때 나왔다. 당시의 메이지 유신 세력의 후예가 1950년대 등장한 자민당이다.
또한 일본 정치는 세습으로 유명한데 자민당의 주류는 정치 노선은 물론이고 세력, 인맥까지도 100년 전, 군국주의 세력이 교체되지 않은 셈이다.
일본과 아베가 과거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하면 그들의 뿌리인 ‘군국주의’ 근거가 사라지게 되며, 군국주의 부활을 꿈꿀 수가 없다.
또한 아베가 추진하는 헌법 개정도 할 수 없으며, 전쟁이 가능한 군대를 만들 수가 없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평화의 위협이 된다.
결국 일본과 아베의 과거사를 전면 부정하는 이면에는 동아시아 제패를 했던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아베의 경제 보복이 단순한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군사적인 의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